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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운동 다 잡는다' 마포스파르탄즈 FC의 의미있는 시도
  • Name : 한국학생선수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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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21-03-15
'공부·운동 다 잡는다' 마포스파르탄즈 FC의 의미있는 시도

-캘리포니아주립대 등 NCAA 명문대 진학생 20여명 배출
-훈련 '양보다 질'…합숙 안하니 비용도 적게 들어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공부하는 선수들을 만든다? 말은 참 쉽다. 그런데 ‘엘리트 스포츠’라는 미명 하에 선수들이 어릴 적부터 피 터지는 생존 경쟁에 내몰리는 국내 환경에선 꿈 같은 얘기다.

스포츠계 폭력 및 성폭력 문제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정부와 사회는 성적지상주의를 문제 삼으며 ‘공부하는 선수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 가보면 학생선수가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수는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 책상에 앉아는 있지만 쓰러져 자기 일쑤다.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니 어쩔 수 없다. 학생선수들에 대해 여전히 존재하는 선입견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는 학생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 그냥 수업시간에 앉혀놓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선수’라는 목표는 교실에서 헛바퀴만 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공부하는 선수’를 만들려는 노력은 학교 밖에서 눈에 띈다. 서울 마포구를 연고로 하는 유소년 축구클럽 ‘마포스파르탄즈U18’(이하 마포스파르탄즈)이 좋은 예다. 마포스파르탄즈는 ‘공부하는 축구선수’를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출범한 팀이다.



현재 기준으로 18세 이하 선수들 20명이 팀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은 기존 중·고교에서 엘리트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이곳에 들어왔다. 또는 미국 고교과정을 국내에서 이수하고 있거나 국제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있다. 기존 학교 시스템에 있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도 있다.

출신은 다양하지만 목표는 같다. 축구와 공부를 함께 붙잡는 것이다. 한국 대학은 물론 미국 대학 진학도 꿈을 꾸고 있다. 실제로 이 팀 출신 가운데 미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20여명이다. 그 가운데는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소속인 UC산타바바라(캘리포니아주립대), 럿거스대(뉴저지주립대), 윈스롭대(사우스캐롤라이나공립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문대학에 진학한 선수도 여럿 있다.

지난 9일 서울대 축구부와 친선경기를 치른 마포스파르탄즈U18 축구팀이 경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마포스파르탄즈U18



훈련 2시간 미만 ‘합숙은 NO, 수업은 YES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특성상 팀 운영도 독특하다. 우선 훈련시간이 절대 2시간을 넘지 않는다. 학교 스포츠 폭력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합숙훈련도 당연히 없다. 수업 스케줄 때문에 훈련에 불참하는 일은 있어도, 축구를 위해 수업을 빠지는 일은 없다. 오히려 클럽 차원에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위해 별도의 클래스도 마련하고 있다.

합숙훈련이 없고 숙식을 각자 해결하니 비용도 크게 준다. 물론 클럽 시스템 특성상 월회비를 받지만 기존 팀에 비해선 훨씬 적은 비용으로 팀 운영이 가능하다.

마포스파르탄즈는 지난 9일 서울대 운동장에서 서울대 축구부와 공개 연습경기를 치렀다. 서울대 축구부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대표적인 팀이다. 어린 시절부터 두 가지 모두 놓치지 않고 성장해온 학생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마포스파르탄즈 선수들에게 이 경기는 자연스럽게 학업과 운동에 대한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 이 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 등에서 엘리트 선수로 활약했던 김기중 마포스파르탄즈 감독은 “엘리트 운동 문화에 지치거나 한계를 느껴서 그만두는 선수가 많다”며 “그런 친구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축구선수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에게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포스파르탄즈의 훈련은 주 5일, 하루 2시간씩 진행된다. 새벽부터 야간까지 훈련 스케줄이 꽉 차있는 기존 축구부와 크게 비교된다. 이 정도 훈련을 하고 과연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브라질에서 축구 유학을 하고 돌아온 김태우 마포스파르탄즈 코치는 “전 세계에서 한국처럼 훈련을 많이 하는 나라는 없다”며 “훈련은 하루 2시간이면 충분히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이 팀이 기존 클럽팀들과 다른 점은 시간을 정확하게 분배해서 계획적으로 쓴다는 것”이라며 “축구는 연장전까지 뛰어더도120분, 정확히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 2시간 안에 훈련을 질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포스파르탄즈 출신으로 현재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1부리그 윈스럽대학교에서 축구와 공부를 병행하는 오태윤 군. 사진=본인 제공



학생선수들, 공부 필요성 알면 무섭게 집중



공부를 안하던 선수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고교 수준까지 엘리트선수로 활약했다면 더욱 그렇다.

마포스파르탄즈 선수들의 학업을 지도하는 김지은 한국학생선수교육원(KSAAC) 원장은 “엘리트 고교 선수 가운데는 ABC도 겨우 알 정도고 심지어 연필을 잡는 것 자체가 어색한 선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직접 가르쳐보면 이들에게 책상 앞에 앉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아는 순간 무섭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어릴 적부터 수업과 거리가 있었던 학생들을 갑자기 일반학생들과 섞어놓으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제도권 교육에서도 학생선수들 수준에 맞는 별도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체육계 악습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여전히 구태의연하다. 마포스파르탄즈를 비롯해 많은 클럽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도 훈련장 대관 등 행정적인 부분이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 여건상 결국 정치를 잘해야 경기장을 빌릴 수 있다”며 “차별이나 편견 없이 공평하게 그라운드를 나눠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마포스파르탄즈 김기중 감독(오른쪽)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마포스파르탄즈)



출처: 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018/000487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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